기분이 날씨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다. 종일 우중충했던 하루. 너무 무거운 날씨가 기분을 마구 내리누르는 것처럼 느껴져서, 1초라도 빨리 집에 기어들어오고 싶었다.
날이 점점 싸늘해지고 종종 우울해지면서 얼마 전부터 벌써 캐롤을 듣고 있다. 매년 이렇게 날씨가 기울어 질 때 쯤이면 항상 캐롤을 일찌감치 꺼내듣고 벌써부터 설레하고 그런다. 겨울의 현실은 찢어질 것 같은 추위, 긴 어둠, 무지막지한 폭설, 폭설 뒤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드는 빙판길과 더럽게 녹은 눈으로 잔뜩 덮여있지만, 캐롤 속의 겨울을 떠올리면... 그저 따뜻한 노란 불빛, 안락한 포근함 뿐이다. 그렇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그렇게 해서 요즘 계속 듣고 있는 캐롤은, Chalie Brown의 'Christmas Time Is Here.'
Chalie Brown:
I think there must be something wrong with me, Linus.
Christmas is coming, but I'm not happy.
I don't feel the way I'm supposed to feel.
(나한텐 분명히 문제가 있어 라이너스.
크리스마스가 왔는데도 나는 즐겁지가 않아.
분명히 즐거워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구.)
I just don't understand Christmas, I guess.
I like getting presents and sending Christmas cards and decorating trees and all that,
but I'm still not happy.
I always end up feeling depressed.
(내가 생각했을 때, 내가 크리스마스에 대해서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애.
선물 받는 것도 좋고, 크리스마스 카드들을 보내는 것도 트리를 장식하는 것도 다 좋은데,
그냥 나는 여전히 즐겁지가 않아.
항상 결국은 우울함을 느끼게 되는거지.)
Linus Van Pelt:
Chalie Brown. You're the only person I know who can take a wonderful season like Christmas and turn into a problem.
Maybe Lucy's right. Of all the Charlie Browns in the world, you're the Chalie Browniest.
(찰리 브라운. 너는 크리스마스같은 아름다운 순간을 골칫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내가 아는 유일한 사람일거야. 루시가 맞았어. 세상에 수많은 찰리 브라운들이 존재한다면, 너는 그 중에서 가장 못난이 찰리 브라운이야.)
(라이너스의 마지막 말은 진짜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우리말로 옮긴당...;.;) 스케이트 타는 아이들, 찰리 브라운과 라이너스의 목소리, 아이들의 노래 소리, 피아노 소리, 아이들을 날려 버리는 스누피. 영상을 보고 있으면 마음 속 한가득 평화로운 기분, 크리스마스에 대한 그리움이 따뜻하게 차오른다. 캐롤에 기대하는 모든 것이다.

이 캐롤은 크리스마스 앨범 [A Charlie Brown Christmas] 가운데 한 곡이다. 만화가 찰스 슐츠(Charles Schulz)의 찰리 브라운 캐릭터들과 빈스 과랄디 트리오(Vincant Guaraldi Trio)가 함께 만들어낸 크리스마스 재즈 앨범이다. 빈스 과랄디 트리오는 피아니스트 빈스 과랄디(Vincant Guaraldi), 베이시스트 프레드 마샬(Fred Marshall), 드러머 제리 그라넬리(Jerry Granelli)로 이루어져 있다. (아? 빈스 과랄디는 6.25 한국전쟁 당시 취사병이기도 했다고...) 1965년의 작품으로 지금까지도 매년 꾸준하게 사랑을 받는 크리스마스 앨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훌륭한 연주를 듣는 기쁨에 더해 몇 트랙들에서는 찰리 브라운 캐릭터들의 귀여운 목소리까지 함께 들을 수 있다. 겨울을 견뎌내는 가장 기분 좋은 방법 중의 하나, 찰리 브라운의 크리스마스.




